[칼럼] 귀신, 그리고 아스트랄계 이야기(2)

아스트랄계 이야기 첫 번째, 즐거웠나요? 사실 아스트랄계의 이야기는, 본 칼럼에 묘사된 내용 이외에 훨씬 더 ‘아스트랄’하고 기상천외합니다. 그러니 명료한 단어로 풀어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천국과 지옥?

아스트랄계로 간 망자는 자신의 아스트랄체가 지닌 조밀도와 영적인 수준에 상응하는 영역에서 지내게 된다. 이 영역들은 밝음과 어두움, 깨끗하고 더러움, 밀도의 높고 낮음 등 각각 특성이 다르며, 어디서 지내느냐에 따라 망자의 처지가 달라진다. 

많은 종교가 말하는 천국과 지옥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데, 결국 정확하게 말하자면 천국과 지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죄를 많이 지어도 죽은 다음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물론 아니다. 영적인 세계의 법칙은 우리가 사는 물질계보다 더욱 강력하고 준엄하다. 우주보편법칙에 따라 인과법칙이라는 카르마(karma)가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영적인 성숙도가 결정된다.  영적인 성숙도란 영적인 진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큰 것에서 작은 것까지 소위 ‘인격’도 따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별다른 죄를 범한 적이 없던 사람이라 해도 자살을 한다면 그는 자살에 해당하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 죗값을 치르는 장소는 종교에서 말하는 지옥이 아니다. 죽은 이의 아스트랄체에 조밀도와 영적인 성숙도가 상응하는 곳에서 지겨운 벌을 받게 된다. 

아스트랄계를 여행하던 중 나는 음침한 영역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자살로 죽은 망자가 여러 존재들에게 둘러 싸여 온갖 조롱을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망자의 표정은 실로 침울해 보였다. 자살한 망자가 받게 되는 지겨운 벌은 무서운 악마의 고문도 지옥불도 아닌 정신적 고통이다. 폭발할 듯한 모욕감을 억누르며 인내하는 것이었다. 아스트랄계는 감정의 세계다. 여기서 감정과 관련된 고통을 참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선택권이 없는 이 망자가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오로지 인내다. 인내라는 값진 열매를 얻게 될 때, 지겨운 형벌은 끝이 나고 조금 더 좋은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영적인 법칙을 잘 알고 있는 마법사는 절대로 자살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아스트랄계에서 영원무궁토록 사는 것은 아니다. 윤회를 하게 된다. 돌고 도는 것,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언컨데 인간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영혼은 동물의 영혼과는 다른 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이다. 


동물도 죽으면 인간과 똑같이 아스트랄계로 이동한다. 아스트랄계에는 별의별 동물들이 다 있는데 왜 멘탈계에는 존재하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에게는 영, 혼, 육이 있지만 동물에게는 혼과 육만 존재한다. 영이 없는 것이다. 혹자는 동물의 지능과 의식을 논하며 동물에게도 멘탈체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지능과 의식은 아스트랄체에서도 충분히 작동이 가능하다. 동물의 지능은 멘탈적으로 발달이 더딘 갓난 아기와 유사하다. 졸리거나 무엇을 강렬하게 원하며 땡깡 부리는 아기의 감정표현을 생각해보라. 아기는 찡얼대며 운다. 이것이 아기의 의사표현의 한계다. 동물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며 제아무리 개가 영리하다 한들, 그래서 냉장고 문을 열어 주인에게 물을 갖다 줄 수 있다 한들, 주인의 사랑을 한번 더 느끼고 확인하고픈 동물의 감정이자 조건반사일 뿐이다. 

결국 인간은 할당 받은 아스트랄계의 거주지에 살다가 새로운 육체를 부여받고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영혼의 진동수가 아주 높은 경우에는 멘탈계 또는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게 된다. 카르마를 지배한 사람들은 아스트랄계를 벗어나 더 높은 차원을 선택해 살 수도 있다. 물론 일반인도 멘탈계를 여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스트랄계에 비해 매우 재미없기 때문에 그럴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신비한 저 세상, 아스트랄계

아스트랄계는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며, 다양한 존재들이 드글거려 혼잡할 정도다. 아스트랄계는 기본적으로 4원소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불의 영역과 물의 영역, 공기의 영역 그리고 흙의 영역 등 크게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영역이 수도 없이 갈라지고 나뉜다. 


모든 귀신이 인간의 영혼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오산이다. 아스트랄계의 각 순수한 영역에는 엘리멘터리(elementary)라는 존재들이 있다. 엘리멘터리는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원소의 진동에 따라 하나 혹은 몇 가지의 속성을 갖는 존재다. 


예를 들어 불의 영역, 불 원소 왕국에 거주하는 정령이 있는가 하면 그 곳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엘리멘터리 왕이 있다. 불 원소 정령은 사람의 형상과 비슷하지만 사람과 다른 특징이 몇 가지 있다. 그들은 전체적으로 마르고 얼굴은 작으며 목은 길고 불의 머리카락을 가졌다. 영적인 세계에서도 서열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저급 엘리멘터리가 있는가 하면 선험 지식이 있고 지혜가 충만한 엘리멘터리도 존재한다. 마법사는 이런 존재를 소환해 도움을 얻기도 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존재가 있다. 진동수가 낮고 조밀도가 뒤떨어지는 영역에는 저급한 엔터티(entity, 영 존재의 통칭)들이 우글우글하다. 다른 영역에는 아름다운 형상을 띤 존재들이 있는 반면, 대개 이런 저급한 곳의 존재들은 벌레나 파충류의 형상들이 많다. 진드기 모습, 커다란 거미나 뱀, 징그러운 인간 형상 등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이처럼 고급 영역과 저급한 영역의 차이는 바로 ‘진동’에 그 비밀이 있다. 
“아스트랄계는 종종 제4차원이라 표현되곤 하는데, 4원소로 창조되었으며 따라서 조밀도(Dichtigkeitsgred / density)가 다른 아카샤 원리이다. 결국 아스트랄계는 근원과 규칙, 생명을 갖는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 또한 물질계에서 과거에 일어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의 기초이기도 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카샤는 가장 미세한 형태를 띠고 있는 에테르이다.

에테르는 서로 다른 물질들 사이에서 전기적, 자기적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아카샤는 진동의 영역이다. 여기서 빛, 소리, 색, 리듬, 그리고 모든 피조물의 생명이 탄생한다. 이처럼 아카샤는 모든 존재의 근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그 안에서 자신의 반영물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의 모든 것, 현재의 모든 것, 미래의 모든 것이 그 안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스트랄계 안에서 시작도 끝도 없으며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영원자Ewige / the eternal의 방출을 볼 수 있다. 아스트랄계에 들어선 수행자는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쯤 이러한 지각 능력을 갖게 될지는 자신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헤르메스학 입문 p.61)

아스트랄계의 조밀도는 멘탈계보다는 떨어지고 물질계보다는 훨씬 높다. 에테르는 서로 다른 물질들 사이에서 전기적, 자기적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이다. 이 법칙은 아스트랄계에서도 동일하다. 

예언 능력이 뛰어난 마법사에게 제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미래를 잘 볼 수 있는 방법을 캐묻자 짜증이 날 때로 난 마법사는 비밀을 제자들에게 폭로한다. “아스트랄 빛을 읽어라. 아스트랄 빛을 읽을 수 있다면 과거와 현재는 물론 머나먼 미래까지도 쉽고 간편하게 알 수 있다!” 


소위 뛰어난 영매라고 알려진 사람의 경우, 영매 자신이 뛰어나서 예언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 붙어있는 영적인 존재가 아스트랄 빛(아카샤)을 읽어 정보를 주는 것이다. 아카샤(에테르)는 모든 우주의 기억 저장소로 가장 높은 영역에서 가장 낮은 영역에 이르기까지 그 내면의 빛을 발산하게 되어 있다. 귀신은 이 빛을 빠르게 훑어 읽고 영매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다. 아스트랄 빛이라 해도 낮은 차원의 아카샤에 속하니 정보 또한 저급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신기해 하며 맹신하게 된다. 그러나 아스트랄 빛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마법사는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아스트랄계는 이처럼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간을 초월한 곳, 아스트랄계

“인간은 육체라는 껍데기를 벗어나는 즉시 ‘저 세상’이라고 불리는 제 4차원에 가게 된다. 물이 없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듯, 어떤 존재도 연결체 Vermittlungstoff / mediating substance 없이는 3차원 공간에서 살아갈 수 없다. 망자들에게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 (헤르메스학 입문 p.227)

그렇다. 육체의 껍데기에서 영혼이 분리되면 그 영혼은 3차원인 물질계에서 살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물질계에서 서성대는 존재들은 무엇인가? 사실 우리 주변에 나타나는 영혼들은 3차원인 이 물질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아스트랄 차원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그들은 물질계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아스트랄계에 속하며 아스트랄계에 있는 것이다. 단지 낮은 아스트랄 차원이 물질계와 겹쳐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낮은 아스트랄 차원이 그들의 거주지일 리는 만무하다. 아스트랄계에 이들의 진동과 상응하는 원래 거주지는 따로 있고, 이들은 단순히 물질계를 배회하고 싶은 마음에 낮은 아스트랄 차원을 철창 삼아 돌아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이들이 낮은 아스트랄 차원에 있다 하더라도 물질계에 힘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을 괴롭히고자 한다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쉽게 괴롭힐 수 있을 정도로 이들은 자유분방하다. 

그럼 이들은 누구인가? 세상에 대한 온갖 사리사욕과 미련이 많은 인간의 영혼, 그리고 인간이 아니었던 다른 영적인 존재로 나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자세히 소개하겠다.) 먼저 망자의 경우는 혼자 혹은 여럿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즐기다가 이것이 질리면 좀더 재미있는 것을 찾아 헤맨다. 먼저 자신의 친구나 가족을 찾아갔다가, 이참에 평소 들러 보고 싶었던 곳을 마구 돌아다닌다. 아스트랄 차원에서의 여행은, 다시 말해 영혼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트랄계는 공간에는 제한을 받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영혼의 이동은 정말로 순식간이다. 꿈에서 내리막 길이나 긴 계단을 점프해서 넘어가거나 날아다니듯 내려가 본 적이 있는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유체이탈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상상을 초월한다. “어떻게, 무슨 수단으로 이동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순식간이었다. 나는 서울에 사는 친구를 급히 만나려고 했을 뿐이다.” 부산에 살았던 유체이탈 경험자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서울로 순식간에 이동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혼의 이동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미국으로, 아프리카로도 갈 수 있으며 심지어는 지구를 순식간에 몇 바퀴라도 돌 수 있다. 


아스트랄계는 시간의 개념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개념을 ‘초월’해 버린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아스트랄계에서 활동하는 것은 영혼이며, 영혼은 시간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어떤 영혼은 자신의 삶을 한탄하며 무당을 찾아 가기도 하고, 무당이 도움을 받기 위해 이런 영혼을 찾는 경우도 있다. TV에서 무당 몸에 실린 영혼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울며 광분하고 괴상한 말을 늘어놓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스트랄계에 속해 있는 영혼들은 언제나 감정적일 수 밖에 없다. 아스트랄계는 ‘감정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늘 할 말은 많고 그 동안 있었던 괴상한 일들을 무당의 입술을 빌어 한꺼번에 다 말하려다 보니 억울한 감정이 증폭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 영매의 입을 빌어 말할 기회를 얻은 영혼은 광분하며 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영혼이 있는가 하면 장난으로 혹은 원한을 갖고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는 영혼도 있다. 이것을 ‘빙의’라고 한다. 자신의 영혼과 닮은 사람의 몸 속에 즐겨 들어가서는 생전에 자신이 했던 행동을 다시 흉내내거나 죽기 전에 받았던 충격적인 사건을 계속해서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밝힌다. 자신을 알아봐 달라는 외롭고 고달픈 한 영혼의 일종의 시위 같은 것이다. 

하루는 변태적인 성향이 충만한 영혼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는 아주 귀여운 강아지 속으로 자신의 영혼을 집중시키고 들어가서 사람이 많은 길거리를 배회하곤 한다. 주로 젊은 여성들의 치마 밑을 지나가곤 하는데, 운이 좋으면 귀엽다고 안아주기까지 하는 여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변태 영혼은 이런 것에서 쾌락을 느끼고 즐기는 듯 했다. 인간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간으로 밖에 태어날 수 없다. 이 변태 영혼은 개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단지 개 몸 속으로 들어간 것뿐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던가? 웃기는 말이다. 죽어도 안 변한다. 


영혼의 경우, 이처럼 개는 물론 어떤 사물에라도 들어갈 수 있다. 주로 인간의 형상을 닮은 인형 몸에 자주 들어가며 오래된 고목나무나 조각상은 물론 들어가지 못할 것이 없다. 

물질계보다 훨씬 높은 진동을 지닌 세계, 시간을 초월해 버린 세계. 아스트랄계는 실로 방대하며 불가능이란 없는 세계다. 따라서 이 세계에 사는 존재들은 그들이 인간으로 태어난 적이 있든 그렇지 않든 물질계의 인간과는 다르다.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큰 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들 존재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박영호 / 파리 카톨릭대학, 파리 제4대학에서 종교학과 고대 오리엔트언어를 공부했으며, 동대학 특수종교학 대학원에서 관련 연구에 참여했다. 동방성당기사단(O.T.O.)에 입문하여 서양 전통 제식마법과 헤르메스 철학의 비전을 전수받았다. 번역서로 <헤르메스학 입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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