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간에서 자유로워지는 길

 2019년 첫 달이 반이나 지나갔습니다. ‘시간’의 무게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기쁘기 짝이 없던 장면들, 후회막심한 장면들, 그리고 되돌아오지 않는 시간들.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지 않는 우리 세계의 슬픔이랄까요 매력이랄까요. 기쁨 또한 머물러 있지 않아서 지나가는 그 시간을 바라보며 슬퍼집니다. 그래서 고대의 경전은 “기쁨조차도 번뇌 즉 고통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시간의 굴레에 갇혀 있는 모든 것은 무게 즉 의미로 무장한 채 우리를 잡아당깁니다. 시간은 맥락입니다. 의미 또한 맥락입니다. 원인과 결과의 로직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그 로직으로 이어져 있어야 의미가 생성됩니다. 이것이 우리의 착각을 일으킵니다. 이 때와 저 때가 다른데, 영원이며 본질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듭니다. 상대적인데 절대적인 것으로, 변하는데 불변인 것으로, 나고 죽고 다시 태어나며 바뀌는데 그 조각이 영원인 듯 매달립니다. 

하지만 이 무게는 절대악’이 아닙니다. 물질계에서는 오히려 무게가 선(Good)입니다. 물질계의 존재이유이며 목적이니까요. 그래서 물질계에 한정된 삶이라면 위의 착각은 자유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간과 의미의 맥락을 직시하고 파악하며, 원인과 결과의 로직 아래 판단하고 분별해야 올바르다 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말쿠트의 미덕입니다. 실제로는 물질계의 진동과 밀도 아래 살고 있으면서 시간의 맥락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이는 삶과 이름의 무게를 회피하는 자의 변명이요 악덕인 것입니다.

그런데 물질계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하는 입문자도 그러한가? 창조의 국면들을 거슬러 올라가며 신=영원=불변을 향해, 완전함의 성취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자에게도 그러한가? 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아가기 위해서, 상승하기 위해서, 떨구어내고 벗어나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엄청나게도 그것은 시간입니다. 의미입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며 입문자는 ‘때’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원인-결과의 로직 즉 까르마는 때에 따라 사건과 충동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의미의 맥을 연결합니다. 인연을 확장시킵니다. 그러나 입문자는 시간의 지배를 차례로 극복해 나갑니다. 무게를 집약한 본질적 진동에 차례차례 들어가 그 악덕을 지배하면 되는 것이지요. 헤르메스학에 근거하는 마법단체에서는 말쿠트부터 예소드(달), 호드(수성), 네짜흐(금성) 그리고 티페레트(태양), 게부라(화성), 헤세드(목성), 비나(토성), 호크마(토성 입 안의 아기 토성), 케테르(토성의 핵)까지, 상승하며 차례로 그 힘을 지배하게 됩니다.  

까르마의 주, 시간의 지배자인 비나 앞에 서기 전, 입문자는 마아트의 깃털 만큼 가벼워져야 합니다. 예소드로부터 헤세드에 이르기까지, 때에 따라 사건으로 드러나는 시간의 무게 너머를 알아가야 합니다. 의미의 진정한 맥락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원인과 결과의 고리를 엄밀하게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절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고통 속에서 기쁨 속에서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허무, 공허, 심연을 알아내야 합니다. 맥락과 맥락 사이의 심도점! 의미와 의미, 시간과 시간의 ‘사이’, 원인-결과 법칙의 핵에 들어가 정지하는 것, 그것을 가리켜 ‘순간’ 또는 ‘찰나’라 부릅니다. 

깃털로 무게를 재는 마아트는 눈도 귀도 코도 없는 힘입니다. 오직 혀로써 악덕과 미덕의 균형을 잡는 자! 혀는 양팔 저울의 균형 추요, 심도점과 연결된 로고스입니다. 이성의 힘입니다. 그가 까르마의 도구 즉 ‘충동’을 잡는 수갑입니다.

도달할 수 있을까요, 이 엄청난 길의 비전에? 우리 모두,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내 스스로 앞선 생에서 펼쳐 놓은 까르마의 힘들을 발판 삼아, 그것이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무조건 발판 삼아,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신의 사랑을 받는 입문자에게는 이 모든 것이 리얼입니다. 해보는 겁니다!



– 까페 아르고나우트에서, S.S. 칼럼 발췌 (정은주, 좋은글방 대표)



본 칼럼은 네이버 까페 ‘아르고나우트’에서 연재된 칼럼으로써, 오컬트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여러분을 위해 준비된 것입니다. 게시된 글을 퍼갈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셔야 합니다. 원문을 그대로 또는 수정 및 가감하여 강의 및 저작에 이용하는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