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헤르메스학은 폐기처분된 듣보잡인가?


“헤르메스학은 폐기처분된 형이상학이며, 잘못 수행하면 몸도 마음도 망가진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ㅇㅇ이라는 분이 그러는데, 헤르메스학 입문은 미국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듣보잡 취급을 받는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글은 몇 분이 쪽지로 보내오신 유사한 몇몇 질문에 대한 공개 답글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가기도 하는군요. 저희가 다른 오컬트 그룹에 대한 관심이 적어 리뷰를 하는 일이 거의 없기에 미처 알지 못하던 내용입니다. 안다고 해도 그다지 흥미를 끄는 대목은 아닙니다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질문하신 회원분들께는 답을 드려야겠기에 이 글을 씁니다.

헤르메스학이 절대 진리입니까?

우선, 오컬트에 호의를 가진 사람이 헤르메스학 자체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을 한다면 이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이 문제에 대해 간단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오컬트, 비의적 학문, 신비주의는 물론이고 철학과 종교와 문화 전반의 토대를 이루는 세 가지 뿌리가 있습니다. 이집트의 비의적 학문인 ‘헤르메스학’, 근동(유대)의 비의적 학문인 ‘카발라’, 힌두의 ‘요가’. 이들 체계는 우주의 창조와 구성 원리, 소우주인 인간의 진면목, 에너지(힘)를 다루어 우주 전체의 에너지, 즉 신성을 체득하고 하나가 되기 위한 훈련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 체계에서 다양한 가지가 뻗어나가 세계 각지에서 문명이라는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각 체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고대 체계를 조금만 공부해 보면, 이들 세 체계가 서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훈련법(methods)에서 힘의 방향과 관련해서만 차이를 갖고 있음을 금방 알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서로 교류한 흔적도 보입니다. 아무튼 세상의 모든 정신적 체계는 이 뿌리에서 뻗어나온 가지(지나친 과장이 아닙니다.)이므로, 어떤 가지를 선택하든 오롯이 진지하게 탐구하는 경우 그 뿌리에 가 닿게 됩니다. 그리고 비의(mystics)를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그 비의에 이르러 삶의 비밀을 알게 되는 길에는 헤르메스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카발라에서 뻗어나온 종교와 문화와 학문도 있고, 요가에서 뻗어나온 종교와 문화와 학문도 있습니다. 제도권 종교 체계 안에서 신실한 믿음으로 그곳에 가 닿는 분도 있고, 심지어 물리학을 통해 이르는 분도 있으며, 인문학과 예술을 통해, 평범한 삶의 고통을 극복한 뒤에 이르는 분도 있습니다. 아마도, 모든 인류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 신의 섭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이러한 고대의 비의가 시대착오적이라거나 용도 폐기되었다는 말을 한다면, 단순하게 일반적 학문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전이 갖는 힘을 모르는 무지함이고, 오컬트적으로 말하자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와 구전을 통해 손상 없이 전해지던 고대의 비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말하자면 입문을 해보지 못한 탓일 것입니다. 어떤 분이 질문하신 것처럼, 아스트랄계를 비롯한 상위 세계의 존재들이 가르침을 전수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존재와 소통할 능력이 없으면 배울 수 없지만, 이 또한 고대부터 내려온 비의의 전수 방식입니다. 

바르돈 체계는 다양한 방법론 체계 중 하나, 즉 선택사항입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어떤 체계를 만날지는, 윤회를 거듭하며 만들어진 영의 수준과 타고난 혼의 특성, 육체를 입고 태어난 공동체의 환경과 사회화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기회의 많고 적음과 깊이는 이 세 가지 요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요. 그러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숙고하며 파고들어가는 것은 각자의 자유의지입니다. 여러 가지 기회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도 각자의 선택사항입니다. <헤르메스학 입문>이라는 책에 수록된 바르돈 체계는 이러한 선택사항 중 하나입니다. 방법론과 원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면, 이 방법론을 유일한 진리라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바르돈 자신도, 이 책에서 힌두 체계나 카발라 체계와 비교하며 이론과 실천을 정리했습니다.

바르돈의 체계는 각자의 선택사항입니다. 단, 두리뭉실한 것을 견디지 못하고 명료함을 좋아하는 특성의 혼을 가진 분들에게 몹시 적당합니다. 원리를 탐구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은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성실하게 정진하는 것이 타고남을 이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인문학이나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근원이 궁금해 찾고 또 찾았던 분들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체계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거나 몸과 마음이 망가진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한 마디.

어떤 수행 체계는 그 체계를 만든 사람이 아카샤에 등록을 해 놓은 ‘상승 경로’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어떤 체계로 수행을 시작하면 에너지가 작동되고 길 안내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이 수행을 하면 할수록, 그 경로는 잘 닦여진 길이 됩니다. 홀로 어떤 경로를 개척하려면 잘 닦여진 체계를 통해 높은 경지에 이르른 다음에야 가능합니다. 또 다른 경로의 위험을 예상도 하고 극복하면서 길을 닦을 수 있으니까요. 초심자에게는 해당되지도 않을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바르돈 체계는 검증을 거쳐 확립된 것입니다. 바르돈이 수십 년 동안 제자들을 훈련시키며 검증된 것을 책으로 썼으니까요. 물론 그 검증과정을 제가 직접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체계를 직접 몸으로 검증했습니다. 또한 아노니미를 운영하며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혼/육을 가진 개인적 특성에 따라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앞으로 이 체계로 수행할 결심을 하시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르돈과 그의 제자들이 닦아 놓은 길의 덕을 보는 셈입니다.

한편 다른 수행 체계를 전전하다가 찾아오신 분들의 경우 몸과 마음이 망가진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결과는 그 체계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완벽한 지식이나 경험 없이 이것저것 섞어 해본 경우 문제가 발생해도 누구를 탓할 수 없겠지요. 혹 그 체계 자체의 문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데 대한 결과일 뿐입니다. 바르돈 체계는 독학을 하시는 분들도 위험하지 않게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독학하는 경우 오래 걸립니다. 지루해져서 중도 포기하는 분들이 많을 뿐더러, 각 단계마다 고도의 장애물들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강력한 결과치가 산출되니, 이 체계를 정립한 사람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겠죠.

출판사가 왜?

사실, 무엇에 끌리며 무엇을 선택하는지는 각자 타고난 깜냥에 좌우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은 각자의 의지가 작용합니다. 헤르메스학은, 마법은, 오컬트는, 타고난 깜냥을 이겨내는 의지를 중시합니다. 이것이 카르마를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밥그릇을 뺏길까 두려워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하던 것을 명료하게 정리해준 이 책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많은 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분서갱유 하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인 분도 있다면서요? 각자 알아서 판단할 일입니다. 저는 서양의 철학과 신화를 공부하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부정확한 자투리 번역을 들고 전전긍긍하는 분들이 안타까워 번역과 출판을 결심했습니다. 오랫동안 광고 홍보 쪽에서 일해온 경험 상, 마케팅 면에서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시작한 것이지요.

강좌를 개설한 데 대해서도 말이 좀 있다면서요? 저도 별로 탐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는 물질계에도 아스트랄계에도 스승이 계시고, 그러니 저 혼자 수행하는 것이 편합니다. 그러나 일반 분야의 책이 아닌 오컬트 책을 출판하는 경우,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검증된 내용을 텍스트로 대중에게 알리는 일과, 그것을 다시 검증하는 일이 맥을 같이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아마도 지난 시절 정신세계사-정신세계원이 역시,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없는 이같은 일을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각양각색의 사람이 다양한 가치 판단과 욕구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타고난 깜냥대로 말이지요. 그러나 솔직하게 말해서 헤르메스학이나 바르돈 체계를 선택하는 사람은 많을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장사하실 분들은 손댈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좋은글방이 수업료를 받고 강좌를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경제적 문제만 놓고 볼 때 강좌 특히 아노니미 수업료는 훈련 장소 유지비도 대지 못합니다. 사업이나 마케팅 일을 해보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리시더군요. 만성 적자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을. 그러니, 밥그릇과 관련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무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마시길. 그대들이 뜻하는 그곳에 들어설 고객과 겹칠 일이 없으니! (좀 흥분했습니다. 하하하)

깜냥대로, 그러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어쨌든, 그렇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깜냥대로이며,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정진할 것인지는 각자의 의지대로 할 일입니다. 단! 각자 깜냥대로 정진하는 다른 분들을 비난하지는 말 일입니다. 반도체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다고 칩시다. 또 이론 물리학이나 열역학 연구에 골몰하는 물리학자가 있다고 칩시다. 이 경우 둘의 삶과 일 자체의 옳고 그름은 따질 수 없습니다. 질문 자체가 어리석지요. 그러나 각자의 일에 대한 성실함과 성취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이 가능합니다. 반도체 공장 조립라인의 노동자가 이론물리학자를 가리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을 한다고 손가락질을 한다면? 물리학자가 노동자를 가리키며 하잘것없는 일을 한다고 손가락질을 한다면? 비웃음을 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아이템을 가리키며 근본도 없는 심리학 분야의 아류 아이템이라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처음 접해서 성실하게 탐구하다가 ‘근원의 빛’과 만날 분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컬트의 대중성?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는 그것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오컬트 학문에서 ‘대중성’과 관련한 이야기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오컬트occult라는 단어는 숨겨진, 소수의 라는 뜻으로, 감추어진 비의라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대중적 오컬트’라는 말 자체가 모순을 품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은, 아무리 구체적이거나 물질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해도, 너나 할 것 없이 우주와 신과 삶의 비밀에 대해 가끔씩이라도 고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 깜냥대로 어디에선가 그 욕구를 풉니다. 그래서 저잣거리의 점집부터 길거리 마술사, 신비주의 문화, 각종 오컬트 상징을 동원한 예술, 사이비 종교에 이르기까지, 대중적 오컬트가 가능해집니다. 인간의 욕구 저 밑바닥에 있는 오컽트 욕구가 꿈틀거리기 때문이죠.

대중적 오컬트는 딱히 오늘날에만 득세한 ‘트랜드’가 아닙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동양과 서양 모두, 동서고금에 걸쳐 늘 있어온 일입니다. 엘리트주의와 대중성은 시대적 흐름, 조류에 따라 변증법적으로 ‘양-음-합’의 대세를 가로지르며 발전할 수는 있어도, 결코 한쪽만 존재한 적은 없습니다. 한쪽이 사라지면 다른 한쪽도 존재기반을 잃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서고금에 걸쳐 늘 존재한 것은, 두 영역 모두 ‘제대로’도 있고 ‘사기꾼’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치 판단의 대상입니다. 위대한 마법사들이 쓴 대부분의 마법서 서문에는 거짓 마법사와 협잡꾼이 신성한 학문인 마법이라는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고 통탄합니다. 문화비평이나 인류학 연구서에는 인간의 오컬트 욕구에 편승해 대중을 현혹하다 사라진 오컬트 대중문화와 관련한 대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어디 속할 것이냐?

타고난 깜냥대로입니다. 힌두 문화권의 카스트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는 태어나기 전, 영의 수준과 혼의 특성과 육체적 인자를 부여받아 태어납니다. 그러나 타고난 깜냥의 틀을 벗어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 ‘자유의지’입니다.

단순하게 기능적으로 빵 굽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죠. 처음에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주어진 레시피에 따라 빵을 굽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빵을 굽다가 마는 사람도 있고, 기능적으로 어떤 경지에 이르러 달인이 되는 사람도 있고, 밀가루와 물의 양과 불의 온도에 대한 탐구를 거쳐 물질의 속성을 터득하는 장인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빵굽는 일을 하는 것은 육체적 환경 인자로 결정된 카르마겠지요. 일에 임하는 태도나 어떤 식으로 일하기를 좋아하는지는 혼에 부여된 특성이자 카르마겠지요. 우주의 에너지들이 충동질하는대로 타고난 특성에 따를지 말지는 개인의 의지입니다. 그것에 따라 각자의 불멸하는 영이 갖게 될 카르마가 결정되겠지요.

쪽지로 질문하신 분들께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회원님들께도 실마리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투를 빌며, 그리고 신의 섭리가 함께하시길!

P.S. 아 참, 이런 말투를 보고 종교집단이라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다면서요? 하하하.
마법, 헤르메스학, 카발라, 요가, 그밖에 타로나 점성학 같은 오컬트 분야를 공부하고 수행하면서 우주의 절대법칙, 즉 신의 섭리에 대한 경외심이 깊어지지 않는 경우, 그건 가짜를 판가름하는 기준입니다!



– 까페 아르고나우트에서, ‘마법아티클’ 칼럼 발췌 (정은주, 좋은글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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